충북 보은군수에 출마하는 무소속 김상문 예비후보는 당선되면 군수 봉급을 전액 반납하고, 관사와 관용차, 운전기사도 쓰지 않겠다고 공약했습니다.

-. 김 예비후보는 4년 치 군수 봉급 반납액만 3억7천500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고요?

=. 네, 그는 업무추진비·직급 보조비 사용처도 정부 예산과 기업유치 활동으로 제한해 집행 결과를 매달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군수로서 누릴 수 있는 경제적 혜택을 모두 포기하겠다는 얘기입니다. 또한 그는 "공무원 인건비도 충당 못 하는 열악한 재정 상황을 감안해 군수가 쓰는 소모적 경비를 줄이고 지역발전을 위한 촉매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인천 옹진군수에 도전하는 무소속 손도신 예비후보는 한술 더 떠 봉급으로 바비큐 설비를 갖춘 화물차를 장만, 25개 섬을 순회하면서 주민과 고기 파티를 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죠?

=.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 현장 군수실을 둬 주민과 가장 가까이서 호흡하겠다는 공약도 내놨습니다.

"군수는 봉사하는 자리"라고 강조한 그는 "봉급 전액을 주민과 소통하면서 애로사항을 듣는 일에 쓰겠다"고 말했습니다.

-. 이처럼 6·13 지방선거를 20여일 앞두고 유권자 마음을 잡기 위한 여·야 후보들의 파격·이색공약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면서요?

=. 선거에서 기선을 잡기 위한 포퓰리즘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후보자 의지에 따라서는 실현 가능한 공약도 많아 승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모 함평군수 예비후보는 월급을 100만원만 받고, 나머지는 향토 인재를 키우는 데 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경남도지사에 출마하는 무소속 김재주 예비후보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11종의 지방세를 면제하고, 시·군·구를 연결하는 모든 노선의 버스요금을 무료화하겠다는 노인 맞춤형 공약을 내놨습니다.

-. 생뚱맞거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지만, 제대로 이행한다면 주민들로서는 박수를 칠 일이군요?

=. 그러나 전문가들은 파격 공약일수록 그 배경이나 실현성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일단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식으로 표를 얻기 위해 충분한 검토 없이 급조된 공약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 충북청주경실련 이병관 정책국장은 "봉급 반납 약속이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진실성이 얼마나 담보됐는지는 의문"이라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후보라면 오히려 비리에 연루될 가능성을 높이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죠?

=. 네, 그렇습니다. 봉급을 특정 기관·단체에 내놓겠다고 말하는 것은 선거법 시비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대구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후보자가 봉급 기부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거나 특정하면 기부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 사회 이슈를 선점하려는 공약들도 쏟아져 나온다면서요?

=. 유권자 눈높이에 맞춰 고민한 흔적이 묻어나는 내용도 많습니다. 자유한국당 서병수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취학 전 아동과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미세먼지 전용마스크 무상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 주거밀집지역에는 '친환경 이끼벽'을 설치해 대기 오염 물질을 정화한다는 구상도 내놨습니다.

같은 당 박성효 대전시장 예비후보는 남북관계 회복 분위기에 발맞춰 대전 뿌리공원을 이산가족 상봉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남북은 하나의 뿌리이고, 통일은 한 몸으로 복원하는 과정"이라며 "이런 의미를 담아 대전효문화 뿌리축제를 남북 공동 행사로 확대하고, '청년 한 뿌리 행사'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정의당 박창호 경북도지사 예비후보는 일자리 노동부지사 임명, 청년수당 지급, 청년 농어민 기본소득제 도입 등을 약속했다죠?

=. 이중 청년 농어민 기본소득제는 농어촌에 정착하는 청년이 안정적인 소득원을 마련할 때까지 소득을 보전해주는 제도입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강석주 통영시장 예비후보는 일본 아오시마 '고양이 섬'을 본뜬 공약을 내놨습니다.

강 후보는 "통영에 있는 500여개의 섬 일부에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는 반려동물 공원을 조성하고, 고양이를 풀어놓으면 관광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으며, 무소속 김동일 양양군수 예비후보는 속초·양양 통합 공론화를 공약에 담아 '양양발(發) 통합론'에 불씨를 지피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