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배우 최은희가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한국 영화계의 큰별 배우 최은희가 16일 오후 5시 30분 세상을 떠났다. 장남인 신정균 감독은 “병원에 신장투석을 받으러 갔다가 임종했다”고 전했다.

최은희는 별세하기 전까지 일주일에 세 차례 신장투석을 받아왔다. 16일도 평소처럼 신장투석을 받으러 병원에 갔다가 상태가 악화되어 임종한 것으로 전해졌다.

1926년 생인 최은희는 1942년 연극 '청춘극장'으로 데뷔했다. 1947년 영화 '새로운 맹서'로 영화계에서 활동을 시작해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상록수', '빨간 마후라' 등에 출연하며 엄앵란, 김지미와 함께 1950~60년대 트로이카로 떠올랐다.

1953년 다큐멘터리 영화 '코리아'를 같이 작업한 故 신상옥 감독과 결혼한 최은희는 ‘꿈’, ‘춘희‘, '로맨스 빠빠',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로맨스 그레이'등 1976년까지 13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 사진=공동취재단

최은희는 신상옥 감독과 이혼 후 1978년 1월 혼자 홍콩에 갔다가 북한 공작원에 납치됐고 신상옥 감독도 같은 해 7월 역시 납북돼 두 사람은 북한에서 다시 만났다.

이후 최은희와 신상옥 감독은 북한에서 신필름 영화 촬영소 총장을 맡으며 '돌아오지 않는 밀사', '사랑 사랑 내 사랑' 등 17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김정일의 신뢰를 얻은 최은희와 신상옥 감독은 1986년 오스트리아 방문 중 미국 대사관에 진입해 망명에 성공했고, 10년이 넘는 망명 생활 끝에 1999년 귀국했다.

한국으로 귀국한 최은희는 지난 2001년 극단 '신협'의 대표로 취임했고, 2002년 뮤지컬 '크레이즈 포 유'를 제작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19일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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