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에선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권이 승부처로 떠올랐는데,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전국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서부경남 가운데도내륙지역의 경우 여전히 민주당에 비해 자유한국당이 다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고요?

=. 이는 조기 대선 당시 경남에서 홍준표 후보가 미세하지만, 문재인 후보를 앞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지역 정가에선 분석하고 있습니다.

중앙정치권에서 활동하던 홍준표 현 한국당 대표가 경남도지사에 도전할 당시 두 차례 당내 경선에서 모두 지역에서 성장한 박완수 창원시장을 꺾을 수 있었던 것도 서부경남 집중공략에 크게 힘입은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 물론 당시 홍 후보는 도청 마산 이전 등 공약으로 창원 등 중부권 표심을 뒤흔드는 양동 작전을 구사하기도 했다죠?

=. 어쨌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도지사와 교육감 등 도 단위 선거 당락은 서부경남 표심 향방이 크게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듯 상대적으로 서부경남에서 약세임을 자인하는 민주당이 먼저 설을 앞두고 공세를 펴고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최근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기초단체장 행보 등을 비난하며 서부 수성 의지를 확실히 하고 있습니다.

-. 민주당 경남도당은 설 명절을 앞둔 지난 14일 진주 중앙시장에서 설 명절 인사를 했다면서요?

=. 이날 행사에는 민홍철 도당위원장을 비롯해 주요 당직자와 이번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경남도당이 서부 경남지역에서 설 인사를 한 것은 창당 이후 처음이며, 도당은 그동안 대부분 정치 관련 행사를 도청 소재지인 창원에서 열었습니다. 이번 설 인사를 두고 자유한국당 아성인 진주 등 서부경남에서 민주당 바람몰이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 민선 이후 진주에선 3명의 한국당 소속 시장이 재선했고, 도의원·시의원 선거에서도 자유한국당 소속 후보가 거의 휩쓸었다죠?

=. 한국당 출신 일색인 것은 서부 경남 타 시·군 지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 이후 치른 19대 대통령 선거부터 보수 일색이던 지역 분위기가 변화하는 조짐을 보입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진주에서 33.4%를 얻어 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 8.4%포인트 뒤졌지만, 이전 선거와 비교해 격차는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이전 선거에서 민주당 득표율이 바닥을 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적이었습니다.

-. 민주당은 한국당 텃밭인 경남지역, 그중에서도 가장 보수색이 짙었던 서부경남에도 민주당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요?

=. 네, 정경원 도당 사무처장은 "이전 선거에서는 경남이 전체적으로 인물난을 겪었지만, 이번 선거에는 각 지역에서 3∼4명의 후보가 나와 공천경쟁을 해야 할 상황이다"라며 "이는 경남에 민주당이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사실은 한 언론사가 지난해 연말께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납니다. 경남지역 정당지지도는 민주당 42.2%, 한국당 25.3%, 바른정당·정의당 5.3%, 국민의당 5.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갤럽이 경남지역 19세 이상 806명을 대상으로 여론을 조사했으며 95% 신뢰 수준에 ±3.5%포인트입니다.

-. 민주당의 경남지역 지지도가 높은 것은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가 재편되면서 세력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지역 정가의 분석이라죠?

=.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이런 분위기를 적극 활용하고 민심을 공략,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면모를 과시하겠다는 태세입니다.

해마다 창원에서 열던 설 인사를 서부 경남의 길목이자 중심인 진주서 연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다 문 대통령 출생지가 거제이고, 아직 출마의사를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민주당 경남도지사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김경수(김해을) 의원이 고성·진주 출신이라는 점도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 서부 경남 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에는 벌써 2∼4명의 민주당 소속 출마 희망자들이 포진해 있다면서요?

=. 민주당은 지난해 무소속 거창군수를 영입한 데 이어 거제시장, 산청군수 입당도 받아들인 바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의 서부경남 단체장 빼가기는 도민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또 그동안 소외된 서부경남을 '홍준표 도정'에서 획기적으로 변화 발전한 것을 발판삼아 서부경남을 더 발전시킬 인재 영입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 특히 정장수 도당 대변인 겸 중앙당 공보특보는 "최근 산청군수와 거제시장이 민주당에 입당했는데 한국당에서 20년가량 공천받아 공직생활한 사람이 정권이 바뀌었다고 당적을 옮기는 것은 도민을 무시하고 우습게 보는 행위다"고 밝혔다죠?

=. 그는 이어 "무소속인 사천시장이 한국당에 입당한 다음 날 압수수색을 한 것도 국민이 준 사정권력을 정권유지수단으로 쓴 것이다"며 "서부경남에서 한국당이 그만큼 탄탄했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정책 실패로 위기에 몰린 민주당이 악수를 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당은 홍준표 도정에서 서부청사와 국가산단 유치 등 서부경남에 마련한 발전 발판을 토대로 더 크게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며 "이를 위해 단체장과 지방의원 등을 공천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인재를 영입해 새로워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며 서부경남 사수 전략을 밝혔습니다.

-. 앞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경남에서 6·13 지방선거 필승 각오를 이미 밝힌 바 있다면서요?

=. 그는 지난달 경남 창원에서 열린 한국당 도당 신년인사회에서 "선거(운동기간)가 시작되면 경남의 18개 시·군을 제가 직접 내려와 후보자들 손을 잡고 샅샅이 누빌 것"이라며 '경남 사수'를 위해 자신이 발 벗고 나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오히려 그는 "우리가 지난번에 잃어버린 김해도 이번에 되찾아보겠다"며 서부경남 사수는 물론, 동부경남의 중심축인 김해시장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도 내보였습니다.

-. 여기에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한 바른미래당이 영남지역 지지율에서 선전하고 있어 제3당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건이라죠?

=. 네, 맞습니다. 서부 공략을 시작으로 경남 선거전에 공세적으로 뛰어든 민주당에 맞서 '지역 여당'임을 자부해온 한국당이 텃밭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바른미래당은 어떤 성적을 낼 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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