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청와대 초청 오찬, '화해·치유재단'은 해산할 듯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위안부 피해자 생존 할머니들을 찾아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정부가 기존 한일 위안부합의 파기와 재협상을 요구하는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은 재협상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적지않은 논란이 예상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초청했습니다. 
=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주재한 위안부 피해 생존자 할머니 8명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할머니들께서도 모진 고통을 당하셨는데 해방으로 나라를 찾았으면 할머니들의 아픔을 보듬어 드리고 한도 풀어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오히려 할머니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뜻에 어긋나는 합의를 한 것에 대해 죄송하고 대통령으로서 사과의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고 박수현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그럼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합의에 대한 방향이 정해진 것인가요.
=정확한 방침은 알려지고 있지 않지만 어떤 식으로든 재협상이 불가피한 것 같습니다. 이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초청오찬은 문재인 정부의 최종입장을 발표하기 전에 희생자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최종적인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언제 정도 입장 발표가 예상됩니까.
=늦어도 다음주 중반 전에 최종 입장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어떤 방안이 제시되고 있습니까.
=정확치는 않지만 일본 정부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사과와 인정에 대해 촉구하지만 강요하지는 않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역사적 진실은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에 알리며 소녀상 문제 역시 시민단체의 자발적인 활동으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또 논란이 됐던 보상과 관련된 기금, 즉 일본측 자금으로 조직된 '화해·치유재단'은 해산하고 한국정부와 국민성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정부에 대해 더 이상 '사과와 인정'을 강요하지 않돼 역사적인 기록은 사실 그대로 알리겠다는 것이군요. 
=네 그럽습니다.

-문 대통령이 오늘 할머니들에게 사과를 했죠.
=네. 문 대통령은 할머니들에게 "새해에 이렇게 뵙게 돼 반갑고 기쁘다. 저희 어머니가 91세인데 제가 대통령이 된 뒤로 잘 뵙지 못하고 있다"며 "오늘 할머니들을 뵈니 꼭 제 어머니를 뵙는 마음"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할머니들을 전체적으로 청와대에 모시는 게 꿈이었는데 오늘 드디어 한자리에 모시게 돼 기쁘다"며 "국가가 도리를 다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봐주기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참석한 할머니들로서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겠군요.

=네. 이용수 할머니는 "2015년 12월28일 합의 이후 매일 체한 것처럼 답답하고, 한스러웠다"면서도 "그런데 대통령께서 이 합의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조목조목 밝혀줘 가슴이 후련하고 고마워서 펑펑 울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공식사과와 법적 배상을 26년이나 외쳐왔고, 꼭 싸워서 해결하고 싶다"며 "대통령께서 여러가지로 애쓰시는 데 부담 드리는 것 같지만 이 문제는 해결해 주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녀상 철거문제에 대해서도 얘기했죠.
=네 이용수 할머니는 "(일본이)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하는데, 소녀상이 무서우면 사죄를 하면 된다"며 "국민이 피해자 가족이다.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면 세계평화가 이루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길원옥 할머니는  '한 많은 대동강'이라는 가요를 부르고 작년에 발매한 '길원옥의 평화' 음반을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습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청와와 임종석 비서실장과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등이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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