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부동산 증여 건수가 역대 상반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특히 주택과 상업용(비주거용) 부동산은 매매 거래량이 작년보다 감소했는데 증여 건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20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국의 부동산 거래건수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증여 거래는 총 13만5천418건으로, 상반기 기준 종전 최고치였던 지난해 13만1천206건보다 3.2% 증가했다면서요?
=. 부동산 실거래가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06년 상반기의 증여 건수가 9만2천306건이었던 것에 비하면 11년 만에 43%나 늘어난 것입니다.
지난해 전국의 부동산 증여 건수는 총 26만9천472건으로 2006년 이래 최대치였습니다. 통상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증여 거래가 더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전체 증여 거래가 작년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큽니다.
-. 올해 상반기 주택 증여는 4만841건을 기록하며 상반기 거래로는 처음으로 4만건을 넘어섰다죠?
=. 상반기 주택 매매 거래량이 45만8천건으로 작년 동기(46만8천건) 대비 2.1% 감소했지만 증여 건수는 작년 상반기(4만2천721건)에 비해 6.8% 증가한 것입니다.
이 가운데 서울의 주택 증여 건수는 작년 상반기보다 3.9% 증가한 총 6천507건으로, 역대 상반기중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강남권에서는 강남구와 송파구의 증여가 작년보다 각각 11.3%, 27.9% 감소한 것과 달리 강동구의 주택 증여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둔촌 주공 등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고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작년 상반기(194건) 대비 193% 늘어난 374건이 증여됐습니다.
-. 강동 외에는 관악(90.8%)·성북(76.7%)·강서(65.4%)·용산구(36.9%) 등지에서 주택 증여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면서요?
=. 그렇습니다. 경기도의 주택 증여 건수도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8천688건을 기록했습니다. 작년 상반기(7천890건)에 비해서는 10.1% 늘었습니다.
부산은 상반기 총 2천804건의 증여가 이뤄지며 작년보다 24.3% 증가했고 강원(23.2%), 대전(20.1%), 광주광역시(14.0%) 등도 작년 동기대비 증여 건수가 증가했습니다. 특히 상반기 상업용(비주거용) 부동산 증여 건수는 총 8천547건으로, 작년 상반기(7천234건) 대비 18.2% 증가했습니다. 이는 역대 상·하반기를 통틀어 반기별 최대 규모입니다.
-. 올해 상반기 비주거용 부동산 전체 매매 거래 건수가 8만8천695건으로 작년 상반기의 9만1천113건보다 감소한 반면, 증여 거래는 증가했다죠?
=.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꾸준한 임대수입이 가능한 상가, 꼬마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입니다.
이 가운데 서울의 상업용 부동산 증여 건수는 역대 반기별 물량중 최대인 총 2천23건으로 전국 증여 건수의 23.7%를 차지했습니다. 전국의 순수 토지의 증여 건수는 총 8만6천30건으로 역대 상반기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 이처럼 최근들어 증여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이유는 절세 목적이 가장 크다고요?
=. 증여세율은 상속세율과 동일하지만 자녀 등에 부동산을 증여한 뒤 10년이 지나면 해당 부동산은 추후 상속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그만큼 상속세 부담이 줄어듭니다.
특히 젊은 자녀들에게 대출이나 전세를 끼고 부동산을 사주는 '부담부 증여'가 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증여를 받는 자녀 등은 전세금이나 대출금을 뺀 나머지 가액에 대해서만 증여세를 납부하면 돼 세금이 줄어듭니다.
-. 주택·상가 등 부동산 가격이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인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죠?
=. 그렇습니다. 투자수요가 가세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경우 추가 가격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재테크용으로 구입해 자녀 명의로 증여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서울 잠실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과거에는 주로 부동산 가격이 낮을 때 증여를 했지만 지금은 가격이 올라도 장래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증여를 많이 한다"며 "절세와 재테크 등 두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박합수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자산가들은 10년 증여 플랜을 짜고 자녀 등에게 재산을 물려준다"며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증여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