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하늘을 뒤덮는 미세먼지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은데, 여기에 '봄의 불청객' 중국발 황사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까지 가세하면서 마음 놓고 숨 쉬며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청정한 날을 보기가 더욱 어렵게 됐습니다.
-. 25일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전국의 올해 1∼3월 미세먼지(PM10) 농도는 32㎍/㎥로 2015∼2016년 같은 기간(30㎍/㎥)에 비해 2㎍/㎥ 높아졌다면서요?
=. 최근 한 달간 17개 시도를 합산한 하루 평균 미세먼지 농도 '나쁨'(81∼150㎍/㎥) 발생 횟수도 30회나 됩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6회로 가장 많았습니다.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은 지역은 충북·전남·경북·경남 4곳뿐입니다. 하루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이면 온종일 대기상태가 나빴다는 얘기이며, 시간당 미세먼지 농도를 보면 대기상태는 더욱 심각합니다.
-. 최근 한 달간 하루 평균 미세먼지 '나쁨' 발생이 없었던 충북 내 청주의 경우 분지형 지형에 도심 속 산업단지 때문에 대기 질이 좋지 않은 날이 많다고요?
=. 실제 지난 한 달 사이 시간당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00㎍/㎥ 이상 기록한 날이 21일에 달했습니다.
그나마 지난 19∼20일을 정점으로 미세먼지가 다소 주춤해졌습니다. 당분간 대기 흐름이 원활해 전국 대부분 지역이 '보통'(31∼80㎍/㎥)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환경공단 측의 예보지만 반가워 하기에는 이릅니다.
-. 지난주부터 중국발 황사의 습격이 시작됐기 때문이라고요?
=. 네, 그렇습니다. 올해 봄 황사는 작년보다 1달 이상 늦은 지난 18일 백령도와 흑산도에서 처음 관측됐습니다.
다음 날에는 서풍을 타고 서울·인천·수원·청주·대전·서산·전주·광주·목포·대구·제주 등 한반도 전역에서 퍼졌습니다. 연 평균 봄 황사 발생 일수는 5.4일입니다.
-. 최근 10년인 2007∼2016년을 따져보면 3월에 평균 2.4일 황사가 발생, 4월(0.8일)이나 5월(1.6일)보다 잦았다면서요?
=. 하지만 그 이전인 1981∼2010년에는 4월 황사가 평균 2.5일로 가장 많았습니다. 올해는 황사가 한 달 늦게 시작됐기 때문에 내달 초까지 집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황사는 중국 북동지방에서 발원한 흙먼지로 미세먼지와는 다르지만, 미세먼지의 대기 확산을 막아 농도가 짙어지는 원인이 됩니다. 여기에 각종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까지 도래하면서 건강관리에 경보음이 울리고 있습니다.
-. 미루나무류인 양버즘나무의 종자 솜털과 소나무의 송홧가루 등이 봄에 피해를 주는 대표적인 꽃가루로 4∼5월 집중적으로 발생한다고요?
=. 꽃가루는 크기가 작고 가벼워 공기 중에 떠다니며 대기 질을 악화시킵니다. 특히 바람을 타고 쉽게 이동하기 때문에 입이나 코를 통해 체내에 들어가면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결막염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이들 증상은 미세먼지와 황사 등에 노출되면 더욱 악화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라죠?
=. 그렇습니다. 한 알레르기내과 전문의는 "미세먼지·황사·꽃가루가 겹쳐 발생하는 4∼5월에는 될 수 있으면 외출을 삼가고, 부득이하게 나갈 경우는 마스크, 안경, 모자를 착용해 몸을 보호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또 "대기 질이 나쁜 곳에 오래 노출되면 가려움증, 코막힘, 기침 등이 나타나는데 심하면 염증으로 진행될 수 있으니 초기에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